2008/02/10 20:30 남쪽으로 튀어!
라면한그릇님께 바톤이 이어받았습니다. 이런 거 오랜만에 해보니 꽤 재미있네요.

#1 최근에 생각하는 『책』 
휴식. 짬짬이 읽다보면 과열되었던 머리가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을 만끽하곤 해요. 내 스스로 원했던 것을 얻으려고 하니까 욕구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렇다보면 휴식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변해버리고 말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휴식과 같은 것이예요. 그리고 이럴 때 읽어주는 책은 바로 여행기. 예전에는 여행기를 읽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제가 찾아서 읽고 있어요. 여행기를 보다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내 방에서 어디론가 여행을 다녀온 것 같기도 하고요.


#2 이런 『책』에 감동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주는 책에 감동을 해요. 제가 알았던 것을 고대로 복사해서 보여주면 저는 금세 싫증을 내고 내던져버려요. 그런 경우가 없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감동을 주는 책들을 만났네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 자체’를 주려고 하는 책들은 좋아하지 않아요. 소설이라는 장르에 있어서도 저는 재미보다 다른 무언가를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요. 재미라는 것은 너무 손 쉽게 잡히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김연수 작가가 인터뷰를 할 때에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독서의 재미란 매우 힘든 경험을 통해서 얻어지는 쾌감”이라고요. 저는 그가 말한 ‘독서의 재미’라는 것을 얻고 싶어요.


#3 직감적 『책』 
‘책 = 관음증’
이상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책으로 다른 사람의 삶이나 생각 등을 엿본다고 할까요. 물론 그 사람들이 허락한 것에 한정이 되겠지만 말이예요. 이 부분은 언제나 안타까운 사실이죠. 훔쳐보면 더 훔쳐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고 욕망이랄까. 그리고 여담이지만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책을 읽으면 괜히 스릴이 있을 때가 있더라구요.


#4 좋아하는 『책』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은 『데미안』이었어요. 청소년이라는 시기에 걸맞게 접한 소설이라 싱클레어와 같이 성장해 나아가는 느낌도 들었어죠. 사실 제 친구는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예민한 감정의 골에 더 집중을 하면서 읽었다고는 하지만요, 크핫핫.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 소설은 어떤 시기에 어떻게 읽으냐에 따라 느낌이 조금씩은 달라요. 고2때에 읽었던 『데미안』과 지금 읽는 『데미안』은 상당히 차이가 나더라구요. 뭐,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요. 그리고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김연수 작가의 책들도 좋아하구요. 김훈 작가의 책들도 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그 애정이 좀 식어버렸어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마음의 변덕이 좀 심한지라……. 콕 집어서 말하기는 어려워요, 이런 질문은요.


#5 세계에 『책』이 없다면?
아아, 그것은 지옥과 같을 거예요. 보르헤스가 말했죠. “천국은 필시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다.”라고요. 저는 이 말에 일백퍼센트 공감해요. 왠지 상상이 되지 않네요. 저는 책이 없었다면 다른 사람들과 말을 하느라 바빴을 것 같아요. 또 그것을 기억하느라 골머리를 앓았을 것 같기도 하구요. 에흉.


#6 바톤을 이어받는 5명! 꼭 5명 (주제 지정과 함께!)
음, 다들 바톤을 이어받으신 것 같은데 말이죠. 이런 바톤을 드리면 좀 부담스러워 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살짝 되기는 하네요. 저는 물론 재미있게 했지만요~
  • 미미씨님 ─ 『일본』에 대하여
  • zesty님 ─ 『사진』에 대하여
  • liontamer님 ─ 『러시아』에 대하여
  • 비디님 ─ 『책』에 대하여
  • capella☆님 ─ 『여행』에 대하




혜아룜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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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톤놀이  tracked from 飛べ 飛べ 天まで 飛べ 2008/02/11 20:45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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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릴레이 주제 문답 : 『책』에 대하여  tracked from * bd's chungchoon.. 2008/02/14 01:05  delete
  1. BlogIcon 라면한그릇  2008/02/10 2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과 관음증이라....어쩌면 정확한 표현인거 같아요.어떤면에선 친구보다 어떤 강의보다도 나은 때도 있구요~
    • BlogIcon 혜아룜  2008/02/11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트랙백 보내주셨군요:) 저도 책이 어느 스승보다 더 낫다는 것에 공감을 해요.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은 수업이 아닌 책에서 얻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뭐, 교사분들에게는 좀 미안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말이예요. 저는 라면한그릇님의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어요. 달콤씀쓸한 것이 우리네 삶과 닮았다는 이야기말이예요.
  2. BlogIcon 에코♡  2008/02/11 14: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이 없다면 지옥?^^
    역시 혜아룜님의 책에 대한 사랑이 엿보이는 바톤글 잘 읽었어요^^
    관음증부분은 저도 몹시 공감되네요~^^
    이런 표현을 해주시다니 ㅋㅋ 역시 책을 많이 읽어야 이런 적절한 비유도
    • BlogIcon 혜아룜  2008/02/11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갑자기 보르헤스의 말이 생각났죠. 그래도 책이 없다면 너무 심심하지 않겠어요~ 저는 남는 시간을 어찌 보낼까 걱정이예요. 관음증은 제가 생각해도 왠지 비유가 적절한 것 같은 느낌? 크크큭.
  3. BlogIcon 미미씨  2008/02/11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천국은 정말 도서관처럼 생겼을지도...라는 말에 동감이에요.
    졸지에 두군데서 바톤을 받긴 했는데 넘기진 못할거에요..흑흑, 있다가 할께요.
    • BlogIcon 혜아룜  2008/02/11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르헤스 아저씨가 멋진 말을 해주었어요. 역시. 이 보르헤스 아저씨가 말년에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그 때에도 책을 읽었다고 하네요.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을 들으면서요. 그러면서 자신은 천국과 더 가까이 있다고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보르헤스 아저씨는 너무 멋져요. 제 포스트때문에 부담이 가셨으면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미미씨님의 생각을 알고 싶어요...;;
  4. BlogIcon Capella★  2008/02/11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여행기가 좋아요 - 요즘읽고있어요 읽고나면 기분 좋아지는 기분이예요~
    책 = 관음증, 맞는거같아요. 다른사람의 삶이 궁금하자나요 생각이 궁금하고, 뭐랄까, 당연히보고있어서 스릴을 못느꼈는데, 어찌보면 그럴 수도 있네요~
    바톤 받아갑니다 ^^
    • BlogIcon 혜아룜  2008/02/11 2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톤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요즘 여행기 많이 읽고 계시겠어요. 스페인. 저도 동경하는 나라 중에 하나예요. 멋지고, 열정적인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게다가 가우디의 건축물과 달리의 예술품을 볼 수 있다니 말이죠. 저도 트렁크에 집어 넣어 주시면... 크크큭;;;
  5. BlogIcon castello  2008/02/13 2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방에서 다녀오는 여행... 맞아요. 최소비용으로 가장 극적인 여행을 즐길 수 있죠.언제 시작하고 언제 돌아오느냐도 자유롭고요.
    3. 그러게요. 책 읽는 건 어느 정도 관음적인 행위 같아요. 허락된 관음이긴 하지만... 남의 겉모습도 아닌 머리 속을 훔쳐본다는 면에선 더욱 은밀한 관음인 거 같기도...
    4. 취향이 알게 모르게 변하기도 하나봐요. 엄청 빠졌다가 시들해질 때도 있고 그렇죠. 예전에 읽은 책을 나중에 다시 보면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황금노트북은 서른 쯤 되서 다시 볼까봐요. 일단 완독은 했는데... (아흐흑, 힘들었어요.) 남편도 있고 자식도 키우고 있다면 더 깊게 읽힐 거 같았어요.
    • BlogIcon 혜아룜  2008/02/14 0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아~ 왠지 까스텔로님 댓글을 보니까 제가 쓴 저 문답의 얕음이 보여서 부끄럽네요. 취향이 변한다는 건 아쉬운 일이기도 하면서 기쁜 일이기도 해요. 새로운 작가에게 애정을 쏟을 수 있으니말이죠. 요즘 갑자기 한국 문학에 관심이 가네요. 윤대녕 작가와 성석제 작가의 책을 한 권씩 샀는데 기대가 되요. 아마 오늘 아침 쯔음에 올 듯 한데 말이죠. 《황금 노트북》을 완독하셨나요? 저는 그 양에 일단 질려서; 레싱의 책은 선뜻 손을 대기가 힘들어서 저는 보류하고 있어요. 일단 지금 읽지 않고 쟁여둔 책들이 너무 많아서 그것들을 다 보고 다른 것을 볼 예정이예요~
  6. BlogIcon 비디  2008/02/14 0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저만 안했군요 ^^;;; 곧 해서 올리겠습니다~
  7. BlogIcon liontamer  2008/02/26 09: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보르헤스 좋아해요^^
    • BlogIcon 혜아룜  2008/02/26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솔직히 잘 몰랐던 작가거든요. 그런데 저 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나서 단박에 좋아져버렸어요. 지금은 작품 하나 읽지 않아도 사랑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