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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3일
『자기 앞의 生』을 읽었다. 프랑스 소설을 그다시 좋아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의 필명이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로맹 가리’라는 이름 자체만 알고 있었지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는 소설가였고. 그저 진 세버그와 결혼한 소설가 정도의 꼬리표를 달아주고 있던 작가였다. 말로만 듣고 읽어보지 못 했던 『자기 앞의 生』를 읽고 슾름에 빠져있다. 감상을 간단하게 적으려고 했지만, 전체적인 글과 문장, 심지어 단어 조차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저 가슴 속에 묵히기로 하였다. 책 뒷편에는 로맹 가리가 자살한 뒤 유서처럼 발견되었던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 실려있다. 왜 ‘로맹 가리’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에밀 아자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금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유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왜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끝맺었는지에 대해서도 은유적으로 씌여있다. 로맹 가리의 다른 작품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새벽의 약속』, 『가면의 생』을 읽고 싶다.

*     *     *     *     *

오랜만에 공부를 하니 배가 고프다. 몇 달 간 어떻다 하는 활동이 없었던 뇌를 급작스럽게 돌리게 되면서, 입맛이 당기고 식사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책상 앞에 앉아있다가 문득 배가 굉장히 고파지는 때가 있어서 초콜릿도 사다 놓고 간식도 사다 놓았다. 고등학교 이학년 때가 떠오른다. 그때에는 정말 많이 먹었는데. 락앤락 정사각형 통에 밥을 가득 담아서 한 끼에 한 개씩 해치우곤 했었다. 점심 시간에는 자취를 하던 애들 집에 가 냄비를 가지고와서 우동도 끓여먹고 부대찌개도 해먹었다. 누군가가 담임에게 일러서 담임이 교실로 들이닥쳤던 적도 있고. 고등학교 삼학년 때에는 이교시만 끝나면 휴게소에서 파는 우동과 햇반을 뜯어먹었다. 안 먹으면 배고파서 사교시까지 제대로 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 食神이었다. 하루에 한 다섯끼는 먹었던가. 그런데도 살이 안 쪘었지. 아무튼 식사량이 늘어서 뿌듯하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 같다.

*     *     *     *     *

며칠 전에 책을 주문하였다. 김연수 작가의 책 몇 권과 『총, 균, 쇠』와 『인체 시장』에 윤대녕 작가의 『제비를 기르다』와 문제집 까지. 가장 기대가 되는 책은 김연수 작가의 책과 윤대녕 작가의 책이다. 특히 윤대녕 작가의 책. 처음 읽어보는 것이기도 하고 여럿 분들이 호평을 하더라. 어떤 분은 김동리─이청준─윤대녕 라인이라면서 읽어보기를 극구 추천하셨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문화면에 관심이 가는 책들이 올라왔다. 『밤으로의 여행[각주:1]』,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각주:2]』 마지막으로 『세계문학의 천재들[각주:3]』. 이상의 작품이야 읽을 때마다 충격을 주곤 하지만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고작 읽은 것이라봐야 『날개』와 몇 편의 시와 수필 뿐. 더 읽고 싶어졌었다. 마침 때맞추어서 나와주었다.



혜아룜이 쓰다.

  1. 밤으로의 여행 / 크리스토퍼 듀드니 / 예원미디어 [본문으로]
  2.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 이상 / 예옥 [본문으로]
  3. 세계문학의 천재들 / 헤럴드 블룸 / 들녁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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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아룜
http://acidrhyme.tistory.com/trackback/65 관련글 쓰기
  2008/02/04 11:31 | link | edit or delete | write reply 
흠...전 왜 우리나라 작가들 소설은 잘 안보게될까요.-_-;
물론 정말 유명하신 분들외에는 몰라서도 있지만 외국소설이라고 작가들은 알아서 보는 경우는 드물고 한명이 맘에 들면 계속 콜렉션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대체로 수필은 우리나라분들거 소설은 일본작가들거를 보게되네요. 넘 일본을 좋아하는건지 헐헐..
  2008/02/04 19:37 | link | edit or delete  
다 자기 취향에 맞게 읽고 그러는 거죠^^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작가들 작품은 잘 읽지 않았어요. 잘 끌리지가 않더라구요. 근데, 요즘에 그걸 느껴서 일부러 찾아서 읽고 있어요. 게다가 김연수씨의 작품은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작품들이라서 홓홓홓. 저도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으면 계속 찾아보는 스타일이예욥! 저는 일본 소설은 거의 읽어 보지를 않았는데, 한 번 읽어 보고는 싶네요. 접해 본 작품이라곤 《검은 집》정도? 하핫. 저도 은근히 편식이 심해요~
  2008/02/05 01:38 | link | edit or delete | write reply 
인체 시장은 참 좋았어요. 3학년 때라 감상 같을 걸 쓸 타이밍은 놓쳤지만... 그 강렬했던 표지, 지금도 기억이 선명해요. 사람 얼굴을 고무인지 실리콘인지로 떠서 쭉 걸어놓은 게 어찌나 후덜덜하던지... 오오, 꾿빠이 이상 구입하셨군요~. 아마 분명 맘에 드실 거에요. 아는 이야기에 모르는 이야기가 더해져서 아주 흥미진진했어요.
그쵸. 고딩 때는 어쩌면 그렇게 먹고 또 먹게 되는지... 저도 2교시 마치고 맨날 뭔가 먹어댔어요. 그렇다고 점심시간에 안 먹는 거도 아니고, 간식을 안 먹는 건 더 아니고... 저녁도 야식도 꼬박꼬박 다 먹고... 쿠헤헤, 한창 먹을 게 땡기는 시기가 있긴 있나봐요. 입맛이 돌고 그러시는 건 역시 요즘 에너지 소비가 많아서겠죠. 잘 드시고 건강하게 공부하시면 좋겠어요. ...근데 수험생이신데 책을 저보다 더 많이 읽으시는 거 같아요~. 책 다 보시고 공부도 하시고... 부, 부럽... 전 요즘 이상하게 하는 일 없이 시간만 가는데... 저랑 너무 대조적이세요, 크흐흑.
  2008/02/05 20:14 | link | edit or delete  
오늘 책이 왔는데, 아쉽게도 인체 시장은 재고가 많이 없는지 같이 오지 않았네요. 저는 그 무시무시한 책 표지를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꾿빠이, 이상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도 읽지는 않았지만 분명 맘에 들거라고 생각해요. 김연수씨가 저를 설마 실망시키시겠습니까? 하하핳 진짜 고딩 때는 엄청 먹어요.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몰래 막 과자먹고, 도시락 까먹고;; 저는 유난히 다른 애들보다 엄청 먹었어요. 얼마나 그러면 담임 선생님보다 많이 먹는다는 소리까지 나왔을까요;; 그런데 지금 그때 먹는 양만큼 먹으라고 하면 못 먹겠어요. 그때는 진짜,, 어휴.. 책 읽는 건 공부를 하지 않고 책을 읽기 때문? 하핫;; 요즘 갑자기 책을 잡고 있어요. 공부 하기 싫어서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크크큭.
  2008/02/05 10:26 | link | edit or delete | write reply 
정말 머리 좀 쓰면 급 배고파지는듯한 ㅠㅠ
ㅋㅋ
혜아룜님은 어쩌면 이리도 많은책을 읽으시고~^^
대단해요,
레몬향기를 맡고싶소는 제목이 무척땡기네요
  2008/02/05 20:16 | link | edit or delete  
그죠그죠그죠~ 저는 아직 2월 초인데도 72% 드림 카카오를 2통이나 먹었다니 까요~ 중간에 다른 초콜렛도 마구마구 먹어주고 그랬는데 말이죠~ 이러다가 살 찔것 같아;;; 흑흑ㅠㅠ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는 저도 진짜 읽어보고 싶어요. 이상이라니~ 정말 이름을 듣는 것 만으로도 상상력을 건드려요~ 제가 언젠가는 읽고 리뷰를 쓰겠습니돠 우하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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