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 태양의 화가 Van Gogh : Le Soleil en Face
2007/12/22 09:52 in from cover to cover| 반 고흐 : 태양의 화가 Van Gogh : Le Soleil en Face 지은이 : 파스칼 보나푸 Pascal Bonafoux 옮긴이 : 송숙자 펴낸곳 : 시공사 |
예술가들의 매력은 여러 곳에서 발산된다. 리스트는 대단한 피아노 솜씨 못지 않게 잘생긴 얼굴로 인기를 끌었고, 달리는 자신의 광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반 고흐의 경우 그 특유의 강렬한 붓놀림에 매료되지만, 그가 살았던 굴곡신 인생에서도 매혹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팍팍한 삶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창조해내었던 화가에 대한 경외심도 표한다. 나 역시도 광기 어리고 고통에 찬 인생 그리고 이러한 삶에서 잉태된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좋아하는 작가에 반 고흐를 손가락에 꼽지 않을 수가 없다.
고흐가 살아온 삶의 궤적은 순탄치 않았다. 젊은 시절, 화가가 된 것이 의아스러울 정도로 종교에 심취를 하고 있었다. 신에 대해서 맹목적인 생활을 요구하는 종교의 사제가 되고싶었던 그의 모습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어딘가 어색해보인다. 격정적이고 감정적인 자신의 성격과 어울리는 직책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종교에 매달리는 모습은 굉장히 이질적이어서, 고흐가 그러한 생각을 품었던 것 자체가 놀랍다. 평생동안 의지할 존재를 애타게 찾았으며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에서 무엇인가 정확하게 꼬집을 수는 없지만 어느 부분에서 있었던 결핍이 그러한 눈 가린 믿음을 강요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종교에 심취하였던 것은 주변인 혹은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 중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비정상적인 친밀한 관계는 고갱과의 사이로 가장 유명하다. 그렇기는 하나 고흐는 일생동안 다른 이들과 끊임없이 교류를 하고자 노력하였던 것 같다. 비록 다른 사람들의 충고를 들으려고 하지 않거나 너무나 격정적인 성격 그리고 그 외의 특정 성질들 때문에 타인과의 교류가 좋게 끝난 경우가 거의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평생에 걸쳐서 연락을 정기적으로 주고받은 상태는 동생인 테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타인과의 소통을 지향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게 되면서 고독감과 그에 따른 소외 때문에 자신을 옭아매는 발작 증세가 더 심해지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결국 이러한 무게로 인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전까지 종교에 몸을 담았던 생활을 청산하고 1880년 10월, 반 고흐는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반 고흐가 머물렀던 지역에 따라서 네덜란드 시대, 파리 시대, 아를 시대, 생 레미 시대, 오베르 쉬르 오와즈 시대로 반 고흐의 일생을 나눈다.
초기에는 스케치 작업을 많이 하였다. 네덜란드 시대에 들어와서는 어두운 색채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기점으로 밝은 색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파리에서 인상주의를 처음 접하게 된 반 고흐는 매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호감을 가졌다. 파리 시절부터 이미 일본의 판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는 일본화 특유의 색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고정관념을 깬 구성 등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아를 시대부터 특유의 노란색이 나타난다. 아를 시대는 팬들이 기억하는 작품들이 가장 많이 그려진 때이다. 이때가 고흐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이나 그 순간은 6개월 정도로 짧았다. 아를에서 반 고흐는 인물화를 그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고 파리에서 만났던 고갱과 함께 작업을 한다. 그러나 고갱이 아를에 온 후 한달이 지나고 둘은 심하게 다투었다. 알다시피 고갱은 고흐를 떠나려고 하였지만 고흐는 혼자 남겨진 것이 두려웠고 결국 자신의 귀를 자르지만 고갱은 반 고흐를 떠났다. 이 충격으로 고흐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정신적으로 쇠약한 상태에 이른 후에 생 레미 요양원에서 머물머 풍경화를 그린다. 요양원에서 나온 후 파리에 잠시 갔다가 오베르 쉬르 오와즈로 간다. 오베르에서 반 고흐는 갑작스럽게 창작열에 휩싸여 5월 21일에서 7월 23일까지 수십 점의 그림을 그렸다.
“그래, 나만의 일, 그것을 위해 내 삶을 위험에 몰아넣었고 그것 때문에 내 이성의 절반은 암흑 속에 묻혀 버렸다. 그런데 너는 장사꾼에 속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너는 아직도 진정한 인간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또 진정한 네 자신의 것을 선택할 수가 있다. 진정 네가 원하는 것이 무얼까?”(-127쪽) 이 구절은 테오에게 끝내 부치지 못한 고흐의 마지막 편지에 적혀있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는 순간, 예술이 가져온 온갖 불행들과 암흑을 마주하게 되었던 것이 아닐까. 아마도 그것은 매우 힘든 여정이었을 것이고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이미지는 모두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