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4 12:33 남쪽으로 튀어!
* 어렸을 때부터, 나의 컴플렉스 아닌 컴플렉스는 진득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에서 기인하는데, 하나는 내가 그다지 노력하지 않아도 결과물이 좋았던 적이 많았다는 것 다른 하나는 내가 좋아하면 거진 그 끝이 좋았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는 하였지만, 그것이 진득함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이 둘은 이상한 상호작용을 해서 내가 ‘진득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일정 정도 이상을 열매를 맺게 해주었다. 비록 그것이 최상품이 아니었을 지언정 말이다. 요상한 성향은 싫어하는 것은 완벽하게 못하도록 만들어서 아예 거들떠보지 않도록 했고 또한 그것에 열의나 독함을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이건 모든 부문에서 나를 갉아먹고 있다. 뭐든지. 좋아하는 책도, 영화도, 음악도, 미술도, 전시회도, 공부도 다.

뭔가를 하면 그것에 한 없이 빠져드는 사람들. 그걸 보면서 항상 부러워했다. 뭔가를 하면 한 없이 집중하는 사람들. 그걸 보면서 항상 부러워했다. 요즘은 시간이 많으니 내가 해왔던 것들을 살펴보는 일이 많은데, 웃기게도 나는 최선을 다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고3 때에 죽을 만큼 공부했다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은, 내가 그때에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에는 내가 죽을 만큼 한 것 같았지만. 무언가를 만들어내거나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공통된 점인 진득함은 나에게는 결핍되어있다.

다른 이의 블로그를 살피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서글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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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아룜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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