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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소비의 진실 Brandwashed: Tricks Companies Use to Manipulate Our Minds and Persuade Us to Buy
지은이 : 마틴 린드스트롬 Martin Lindstrom
옮긴이 : 박세연
펴낸곳 : 웅진지식하우스

*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다.

마틴 린드스트롬은 20여 년 동안 마케팅의 정점에서 활동한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오늘날 마케터와 광고회사들이 어떻게 상품을 가리고 교묘하게 부각시키는 지에 대한 전술과 전략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다양한 사례들과 실험, 자기공명장치를 통한 뇌 스캔 결과 등 수 많은 자료가 그의 주장, 소비자의 두 눈을 가려버리는 마케팅을 뒷받침한다. 그는 브랜드 디톡스, 즉 브랜드가 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으나 반 년이 다 지나가기 전에 실패하였다. 브랜드 디톡스 프로젝트의 실패는 저자에게 브랜드가 현대인의 소비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지를 새삼스럽게 깨달은 계기가 된 한편, 브랜드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막고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무엇을 알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켰다. 그 고민의 결과는 바로 이 책으로, 수 많은 기업과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의 가려진 이면에 불을 밝혔다.

마케팅을 통해서 기업이 소비자들의 어떤 점을 자극하는가.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자극, 위협, 위안, 유혹, 죄책감, 외로움, 향수, 고립, 자신감, 사랑받는다는 느낌, 안전함, 영적인 충만함 등.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서 기업은 상품이 가진 진실을 은폐하고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2퍼센트 부족한 광고를 소비자 앞에 내민다. 기업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소비 생활을 좌지우지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꿰뚫어 보지 못하고 유혹에 굴복해 지갑을 연다. 기업은 무엇을 알고 있으며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소비자에 대한 수 많은 정보들은 기업에 흘러들어가 소비자를 자신들의 상품 영역에 묶어두려 한다. 데이터 마이닝 기술이 발달될 수록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침해되고 대신 우리는 온갖 쇼핑 정보를 공짜로(물론 실질적으로 진짜 공짜는 아니지만) 얻는다. 베스트셀러를 보고 이를 손에 넣지만 그 행태에는 동료의식과 비대칭적 정보로 인해 사람들의 선택이 자신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이 숨겨져 있다. 기업들은 널리 알려진 행동 이외에도 온갖 소비 행위에 열정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브랜드 전쟁, 마케팅 전략은 경제학의 가격 결정 모델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킨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가격이 설정된다는 간단한 문장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I Shop therefore I Am을 말한 바바라 크루거의 말은 이제 흘러간 지 오래이다. 소비하는 것은 ‘나’가 아니다. 소비자 고유의 것으로 여겨지는 수요가 사실은 기업이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소비는 기업에 의해 조장되고 소비자는 그를 수용할 뿐 아닌가? 합리성의 견교한 성루가 무너지고 경제인의 고결함이 부수어져 제한된 합리성과 사회에 배태된 경제인은 이제 더 이상 원자화된 개인이 아니다. 인간은 결코 자신의 성향과 효용이 자신 고유의 것임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유행과 동료압박에 시달리는 현대 소비자들은 독립적이지 않다. 오히려 집합의 일부로 전락한 건 아닐까? 합리적인 소비자로서의 위치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서 끊임 없이 위협받고 또 달성하기 어려워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굴복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설득자들의 브랜드워시[각주:1] 세례를 피할 수 있음을 말한다. 저자가 이 책 전체에 걸쳐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어떠한 마케팅 전략이 있으며 그것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가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고 있다. 온갖 전략들이 나오는 소비 시장에서 “더 현명하고, 건전하고, 그리고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무엇을 사고, 왜 사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알려주고 독려”(-15쪽)하는 것이다. 소비 생활에 깨어있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지적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무설탕첨가라는 문구가 사실은 설탕만 없을 뿐 액상과당을 가득 넣은 것은 아닌지 쓸모 없는 포인트 적립 카드나 회원 카드가 내 지갑의 부피를 크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유행이랍시고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옷을 한가득 사서 옷장에 쌓아두고 또 입을 옷이 없다고 한탄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들이 마케팅의 전략 속에서 조종당하지 않고 내가 나로서 서있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될 것이라 저자는 주장한다.
  1. brandwash,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완전히 새롭게 창조하려는 시도-옮긴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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